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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관람하는 데에도 고통이 필요하다
사랑니(2005)



난 당신들이 이 영화를 싫어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그 정도의 짜증과 실망을 안겨주는 영화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내가 봐도 취향에 따라 반응이 극도로 갈릴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짜증을 '터뜨릴' 수 있는 권리가 얻어지는 건 아니다.
당신들이 이 영화를 일컬어 '어이 상실'이라고 나까지 들을 수 있도록 단정지으며 말할 때
다른 사람들은 이 영화에 좀 더 집중하고 싶어할 수도 있다는 걸 왜 생각 안 하는지?
당신들이 푹푹 내쉬는 그 한숨에 영화 볼 맛을 잃어버리는 사람도 있다는 걸 왜 생각 안 하는지?

오늘 내가 경험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당신들의 태도는
극장에서 겪은 최악의 경험 1위에 올라도 손색이 없었다.
'어이를 상실한' 건 영화가 아니라 당신들이다.


* 영화가 끝나고 같이 영화를 본 언니와 나는 이 영화를 '15세 이상 관람가'가 아닌 '20대 후반 이상 관람가'로 해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를 했다. 그만큼 많은 (어려보이는) 사람들은 대체로 이 영화를 이해하기는 커녕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내가 놀랐던 건 그 분노의 표출이 극장의 주된 분위기였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질색하는 소리를 상영 내내 반복할 수 있었던 건 그런 분위기 속에서 암묵적인 동의를 얻어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짜증이 난다기보다 무섭다.

* 시간이 되면 다시 포스팅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사랑니'는 예상보다 별로였다. 단지 내가 그렇게 단정적으로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황인지 확신은 서지 않는다.

* 암튼 이제 극장에서 영화를 제대로 관람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 되어 버렸다. 이건 기분좋게 지하철을 탈 수 있는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사실과 함께 요즘 날 우울하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상식과 매너가 지켜지는 곳에서 살고 싶다.

by Nonchalant | 2005/10/06 02:07 | 5thousand Words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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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푸르미 세상 at 2005/10/06 21:09

제목 : 35. <사랑니> 독특한 시간구조로 이야기하는 사랑..
첫사랑의 기억. 그것만큼 사람 마음속에 깊이 남아있는 것도 없다. 서른을 넘긴 인영(김정은)은 학원 수학선생님이다. 칠판에 수학공식을 잔득 써내려가고, 공식을 설명하는 동안에도 인영의 시선은 이석(이태성)에게 가있다. 이석이 자신의 첫사랑과 너무도 닮았기 때문이다. 인영은 자신의 첫사랑과 놀랍도록 닮은 이석에게 점점 끌리게 된다. 이석 또한 인영을 사랑하게 되면서 영화는 서른살의 선생님과 고교생의 사랑을 보여준다. 관계가 진전될 즈......more

Commented by ㄷiㄷi at 2005/10/06 10:55
저두요. 심지어 한 6-7만원씩 주고 오는 공연장에서도 가끔 그래.
Commented by 마쉬멜로우 at 2005/10/06 14:06
충동적으로 영화표 예매를 했습니다. 걱정이네요. 시사회를 본 친구가 대략 분위기를 전해주기는 했지만... 어이 상실이라니. 씨네21은 올해의 발견이라는 대단한 칭찬을 해놨던데.
참, 메가박스니까, 그 일식집엘 갈까 생각중이에요. 한번도 성공을 못했는데 오늘은 어떨까요. (두번 갔는데 모두 문을 닫았더라구요. -.ㅜ)
Commented by Nonchalant at 2005/10/06 14:52
ㄷiㄷi// 극장 문화에 대한 캠페인 같은 것 좀 했으면 좋겠어요. -_- 내가 경험하지 못한 매너를 가진 남자들 얘기, 인상깊었음;;;
Commented by Nonchalant at 2005/10/06 14:56
마쉬멜로우님// 이런 말씀 드리기 매우 안타깝지만, 어제 메가박스에서 봤는데 아마 각오하고 보셔야 할 거예요. 제가 특별한 경험을 한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 일식집, 저도 한참 동안 못 갔네요. 거기 아마 휴일이나 주말엔 문 닫을 거예요. 샐러리맨들이 주고객들이라. 어제 그 맞은편 집 갔었는데 보니까 문 열려 있더군요. 오늘은 꼭 성공하시길 바래요. :)
Commented by monorail at 2005/10/06 18:38
영화관따라서 관객매너가 다른데
형편없기로는 메가박스가 제일가는 것 같음.
(이건 분위기의 문제인데 영화관이 영화관으로서만 존재하는가
혹은 엔터테인먼트 시설 중 하나인가로서 구분되어지는데
후자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아무래도 메가박스다보니...)

같은 영화를 시네큐브에서 했으면 어땠을까.
그 분위기라면 사람들이 진저리치지 않았을텐데 말이지...

연락 못한지 오래됐네... ^^

Commented by Nonchalant at 2005/10/07 16:43
monorail// 그 얘긴 니가 예전에도 했던 거 기억나. 난 영화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니었나봐;;;

여행 잘 갔다 왔어? 왔으면 보고를 해야지!
Commented by monorail at 2005/10/07 20:28
잘 갔다왔음. ㅋㅋ
Commented by Nonchalant at 2005/10/08 02:41
monorail// 지금 보고한거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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